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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의 글> “내가 밀알봉사를 계속하는 이유”

박채연 (밴쿠버밀알봉사자)

Oct 1, 2018

밀알봉사는 오랜 기간동안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유대관계를 쌓아가면서 말 그대로 친구가 되어주는 거잖아요. 제 경우는 밀알에 들어오기 전에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했던 경험이 몇 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긴장했던 것 같아요. 아는 게 병이라고, 친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다르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웠어요. 실전에 처음 투입되었을 때, 생각보다 훨씬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사랑의교실이 진행되는 걸 보고 사랑의교실을 지탱하고 있는 봉사자 한 명 한 명이 다 멋있어 보였어요. 저도 그 중에 한 명이 되었다는 게 너무 뿌듯합니다. 제가 밀알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들어준 원동력이 있어요. 지난 학기 제 파트너였던 예은언니는 평소에 ‘응’, ‘아니’라고만 말하고, 좀 복잡한 질문에 답하거나 문장을 말하는 적이 거의 없어요. 어느 날인가 제가 유독 힘이 솟아나서 찬양도 크게 부르고 언니 눈을 마주치고 손도 잡고 박수도 치면서 언니를 열심히 이끌었어요. 그리고 점심식사 후에 늘 하던 대로 산책을 나갔는데, 언니가 갑자기 “나 가방 안에 사탕 있는데 사탕 먹을래?” 라고 말하는 거에요. 저는 언니가 긴 문장을 말했다는 사실에 정말 깜짝 놀랐고 기쁜 마음으로 사탕을 받았어요. 그 이후로 언니가 말을 더 많이 할 수있게 대화를 유도하고 더 열심히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또 다른 날에는, 언니가 저를 뒤에서 안아주는 거에요. 언니는 제가 먼저 팔을 벌리지 않으면 안아주지 않았거든요. 아주 가끔씩은 제가 팔을 벌려도 안아주지 않는 적도 있었고요. 진짜 사소한 일이었지만 저는 그게 너무 감동이었어요. 그런 언니의 작은 행동에서 제가 언니에게 드렸던 사랑이 저에게로 다시 돌아왔다고 느껴졌던 것 같아요. 제가 언니를 더 열심히, 저의 200%를 끌어올려서 언니에게 더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니까 언니가 전보다 확실히 웃음도 많아지고, 눈도 더 크게 뜨고, 더 싱글벙글해진 언니를 보고 저도 더 신나서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경험들을 통하여 제가 언니를 진심으로 대하니까 언니도 저를 좋아해주고 잘 따라와 주신다는 게 느껴져서 너무 감사했어요.


'사랑의교실'은 말 그대로 하나님의 사랑을 가르쳐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소해보이는 것들로부터 쏟아져나오는 하나님의 사랑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사랑의교실을 더 열심히 참여하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는 주중에 열심히 각자의 삶을 살다가 토요일에 사랑의교실을 오는데, 꿀 같은 주말 토요일을 밀알에 투자하고 거기다가 주일날 교회까지 간다면 거의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달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 때 체력적으로 한계가 오거나 다른 개인적인 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사랑의교실에 100% 200%로 임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럴 때 이 일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들이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쓰신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속에 평안이 찾아오더라구요. 체력적인 건 물론이고 특히 정신적으로 안정이 찾아와서 친구들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럴 때 또 친구들이 저에게 보답해주고 그 보답으로 저는 힐링 받고 갈 수 있었어요. 어느 때나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사람들은 좋았던 때보다 힘들고 어려웠을 때를 더 잘 기억한다고 하는데, 저는 지금까지 밀알했던 걸 되돌아보면 재밌고 즐겁고 좋았던 기억들만 남아있는것 같아서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 밀알봉사를 하면서 친구들이 하나님을 더 많이 알아갔으면 좋겠고 하나님은 정말 좋은 분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봉사자분들도 밀알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친구들에게 아낌없이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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